[사설] 美 빅스텝·양적긴축 돌입…후폭풍 대비가 새 정부 첫 과제

입력 2022-05-05 17:17   수정 2022-05-06 07:40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양적긴축 조치를 동시에 시작했다. 연 0.25~0.5%이던 연방기금 금리가 0.75~1.0%로 높아지고, 중앙은행의 보유 자산 축소도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긴축 시기와 속도를 저울질하던 Fed가 인플레이션과의 정면 대결을 결행한 것이자, 세계 경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빅스텝은 Fed 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에 대한 미국 내 공감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연초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올해 후반기’라고 언급한 양적긴축 돌입 시기가 6월로 앞당겨진 점도 자금 회수에 대한 Fed의 의지와 다급함을 잘 보여준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Fed의 과감한 긴축 행보는 언제나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줬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Fed 발표 이후 다행히 미 증시는 3%가량 급반등했다. 하지만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단기적 기대에 따른 ‘안도 랠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불가피하고 힘겨운 과정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파월은 “경기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지만, 역사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단행한 과거 두 번의 통화긴축은 모두 미국과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파를 몰고 왔다. 1979~1981년에는 더블딥과 남미 부채위기를 불렀고, 2004~2006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정권교체기인 지금 한국 경제는 매우 취약하다. 버팀목인 수출이 두 달 연속 무역적자로 추락했고, 원화가치도 4월 한 달 내내 급락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간판기업들이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영끌족’이 가세한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도 가히 시한폭탄이다.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퍼주기로 치달아 ‘최후의 안전판’이어야 할 재정 건전성마저 크게 훼손됐다. 연착륙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 코로나 핑계로 미뤄온 구조조정과 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 체질 강화가 새 정부의 첫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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